영화 개요 : 메멘토
- 개봉일 : 2001년8월25일 (2014년11월20일, 2020년8월19일 재개봉)
-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 가이 피어스(레너드 쉘비), 캐리 앤 모스(나탈리), 조 판톨리아노(테디 캠멜)
영화 해설 및 줄거리 : 메멘토
영화에선 흑백 영상과 컬러 영상이 섞여서 편집되어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잘 표현해 주고 이는 관객들이 주인공 입장에서 몰입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줍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정리가 되지 않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영화의 흐름대로 가 아닌 시간 순으로 사건을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영화를 다시 본다면 흑백 영상은 시간 순으로 사건을 전개하고, 컬러 영상은 시간을 역순으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범죄자가 집에 침입하여 주인공 레너드의 아내를 강간하고 살인하려고 합니다. 그때 레너드가 들어와 한 범죄자를 총으로 쏴 죽이고 또 다른 한 명에게 맞아 머리를 심하게 부딪힌 채 죽은 모습을 한 아내 옆에 쓰러집니다. 그것을 마지막 장면으로 레너드는 앞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선 15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맙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내는 다행히도 살아있었지만 이 사실조차도 레너드는 15분마다 잊어버립니다. 보험사에서는 레너드가 거짓 연기 중이라고 믿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합니다. 결국 이러한 생활에 지친 아내는 레너드를 시험하기 위해 매일 오후 3시에 한번 투여해야 하는 인슐린 주사를 15분에 한번씩 주사 맞을 시간이라고 얘기하고, 이미 주사했다는 기억이 사라진 레너드는 그날 하루에 수차례 주사하게 되어 자신의 손으로 아내를 죽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 기억 조차도 곧 잊어버리고 자신의 머릿속엔 어느 범죄자가 자신을 이런 상황에 빠뜨리고 아내를 죽였다는 왜곡된 기억과 강한 복수심만 계속 반복됩니다. 복수를 하기 위해 레너드는 모든 단서를 기억하고자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고 사진에 메모를 하거나 자신의 몸에 문신을 남깁니다.
레너드가 기억을 못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머리를 손상시킨 또 한 명의 범죄자가 있는데도 경찰은 이를 믿지 않고 사건을 단독 범행으로 종결시켰지만 유일하게 갬멀 형사만 레너드의 말을 믿어주고 몰래 그가 복수를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하지만 아내를 죽인 사건으로 레너드는 정신병원에 갇혀 생활하게 됩니다. 병원에서도 갬멀 형사는 레너드에게 전화로 범인의 단서를 주고, 마침내 범인을 찾았다는 소식을 얘기하자 레너드는 병원에서 탈출합니다. 갬멀 형사는 레너드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지기를 바라며 그를 숨겨주고 그가 스스로 복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끝내 레너드는 범인을 스스로 죽이고 복수를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이 복수를 했다는 사실조차 잊게 됐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갬멀 형사가 복수가 끝났다고 얘기해도 레너드는 이를 부인하고 수집해왔던 수사 내용마저 자기 멋대로 수정하며 기록과 기억을 왜곡시키기까지 이릅니다. 갬멀 형사는 복수의 대상을 찾는데 혈안이 된 레너드를 역으로 다른 범죄자를 처리하는 데 이용하기로 합니다. 마약상을 잡기 위해 다른 단서를 주면서 레너드가 다른 범죄자를 죽이게 하고 그렇게 해서 얻게 된 돈을 나눠가지면서 서로 좋은 일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레너드가 갬멀에 의해 지미를 죽인 뒤 얼마지나지 않아 자신이 진짜 범인이 아닌 사람을 죽인것 같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왜곡된 단서들로 인해 자신이 갬멀 형사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할 수 없이 갬멀 형사는 다시 한번 레너드에게 진실을 알려주지만 이미 갬멀 형사에 대한 신뢰가 깨져버린 레너드는 갬멀 형사의 차 번호를 문신으로 새기고 사진에 그를 믿지 말라는 메모를 남기면서 기억을 점점 더 왜곡시킵니다. 이로써 모든 메모와 문신으로 이루어진 단서는 갬멀 형사를 범인으로 지목하게 되고 결국 갬멀을 죽입니다.
갬멀까지도 죽였으나 모든 기억을 잊어버리고 계속해서 또 다른 범인을 찾아다니는 레너드의 모습으로 영화가 끝나게 됩니다.
영화 감상문 : 메멘토
정말 정신없고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반전에 소름이 돋았고 머리를 쓰며 재밌게 봤던 영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한 번만 보지 않고 여러 번 봤다고 하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믿기지 않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 영화를 30세에 완성했고 약 28일이라는 단기간 안에 촬영까지 끝냈다고 합니다. 천재가 아닐 수 없네요. 그리고 메멘토는 2020년에 개봉한 테넷 이라는 영화의 전신이라고 얘기를 하는 걸 보니 테넷의 내용도 궁금해집니다.
사람의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어렸을 땐 이 말을 잘 믿지 않았고 실제로도 기억의 정확도가 꽤 높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잘 잊어버리기도 하고 많은 기억이 쌓여갈수록 비슷한 기억이 뒤섞여서인지 같은 상황도 다른 사람과 다르게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기억을 조금씩 변형시키면서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공 레너드처럼 강하게 믿는 무언가가 있는 경우엔 현실을 인지하게 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재해석하여 왜곡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의 기억은 각자의 방식대로 해석된 것이란 사실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